초보산행노트

[산행노트] 백무동~천왕봉 코스, 지리산(1,915M)

찜이 2012. 7. 31. 08:00

 

작년10월 지리산의 아픔이 가셨는지....이번 여름휴가는 지리산으로!!

혼자 간다니까 걱정된다며 붙은 브라더와 함께 고고씽~

 

동서울 터미널 - 금요일 심야버스, 이래 더워도 백무동 가는 버스는 만차입니다. 하마터면 좌석이 없어 못갈뻔~

옆자리에 훈남을 기대했건만 코고시는 할아버지와 영역다툼하다가 잠도 한숨 못자고 도착!

 

03:30 백무동에 내리니 컴컴~ 새벽하늘에 별들이 우수수 쏟아질듯 빼곡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아침으로 준비한 바나나를 먹고 랜턴을 꺼내 이마에 장착! 출발!

 

 

헉헉....쉼없이 계속 오르막....오르고 또 오르니 못오를리 없겠지? 없건만은....

해도 아직 안뜨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주는데 땀은 육수처럼 쭉쭉 나옵니다.

배고프다....막 고프다....먹어도 금방 또 배고프다. 노래를 불러가며 오르고 또 오릅니다.

 

왜 지리산에 다시왔을까?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지난번에 거품물며 다신 안온다 했었는데....

도대체!! 왜?!

 

날이 조금씩 밝아지니 주위에 아기자기하게 피어있는 꽃들도 보이고....

 

 

 

사람 옆모습처럼 생긴 망바위 도착

이제 해발1500M, 장터목까지는 1.5km

 동생왈~ 누나 이제 수리산 만큼만 올라가면 돼~

고뤠? 그 정도면 가능하지!! 다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힘내라며 지리산이 이런풍경을 보여주네요~ 흐림을 예상하고 왔는데 날씨는 정말 대박입니다.

 

 

이제 힘들다 못해 힘든상태가 적응된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장터목을 0.5km 남기고....다리가 가벼워집니다. 기다려!! 너 장터목!!

 

 

07:30 장터목 도착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을 멋진 풍경들이에요~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감격이 밀려옵니다.

 

장터목대피소에서 1시간 충분히 쉬어주고 천왕봉 왕복시 먹을 행동식만 챙겨 출발합니다.

 

09:30 천왕봉 도착, 인증샷을 찍으시려는 분들로 인산인해....

저쪽부터 질서정연한 줄이....얼른 가서 뒤이어 서봅니다. ^^

 

 

 

 

 

 저만치 아래 보이는 구름들

그위에는 구름한점 없는 하늘

 

 

이쪽으론 구름이 오고 있네요~ 

한참 사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행동식을 잔뜩 먹고 다시 장터목으로~

 

 

북적북적한 천왕봉, 줄서있는 거 보이시죠? 좁은 정상에 사진찍기위해 선 줄입니다. ^^

 

 잠시 앉아 쉬는데....훈남총각들이 말을 걸어줍니다. 아침부터 봤다며....

하산길에 대해 얘길 한참 하는데 뒤따라오던 남동생이 저를 앞지르네요~

얼렁 자리털고 일어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천왕봉을 내려오며, 룰루랄라 이씨남매 입니다.

지나는 분들이 닮았다며, 부부냐며....오빠동생이냐며 묻습니다.

나이차가 꽤 나는데 또래로 봐주시다니...기분up!

 

 

장터목에서 맡겨둔 짐을 다시 챙겨 세석대피소쪽으로 향합니다.

이제 10:30 왜이리 배가 고픈지....가다가 12시되면 무조건 밥을 먹기로 합니다.

 

 

 세속대피소로 해서 한신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길을 나섭니다.

 

12시가 되자마자 바로 적당한 그늘에서 도시락을 꺼내

챙겨온 쌈과 밥을 먹는데....눈물나게 맛있습니다. 꿀맛 이런 꿀맛이....

장터목~세속대피소까지는 2시간여가 걸리는데 크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뒤에 보이는건 촛대봉

그새 점심이 소화/흡수가 다 됐는지 또 배가 고픕니다.

 

 13:05 세석대피소에서 화장실도 이용하고 식수도 보충하고 행동식도 먹고~

여기저기서 끓여지는 라면에 세석대피소는 라면냄새로 가득합니다.

 

 세석갈림길? 노노~ 여긴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이라 하겠습니다.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내려가는길은 가히 인내력의 한계를 경험하게 해줍니다.

 

 

 이런 안내판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지요~ ㅠㅠ

 

 

여태 본 너덜길중에 단연 최고로 꼽히는 코스입니다.

 

 

700M쯤 죽음의 너덜길을 내려가니 가는 계곡줄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계단이 이리 반가울때가....꼼짝않는 나비

 

 

 

 

이런 길이 끝나지도 않고....

다왔다 생각했는데 1/3정도밖에 안내려온것을 확인하는 순간

지친몸에서 비명이....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가내소

한참 내려가도 가까워지지 않는 거리

 

발바닥에서는 살려달라 아우성~

오기가 생깁니다. 서울가는 막차가 6시인데 이대로라면 막차를 놓칠 위기!

 

다행히도 길은 점점 내려갈만 해집니다.

 

 

 아래로 갈수록 점점 멋진 한신폭포가 이어지고~

속도도 붙어 다행히 17:00 하산완료

 

새벽에 산행을 시작했던 지점으로 복귀완료!

족욕하는 곳이 있어 바로 맨발 투입해주고 다리를 질질끌고 아침에 버스에서 내린곳으로~

 

동생은 좀 더 긴 여행을 위해 함양으로~

저는 서울로~

 

다행히도 좌석이 있어서 막차타고 서울로 무사히 상경!

역시나 올라오는 버스에서도 훈남과 짝꿍이 되는 운은 없었습니다. ㅠㅠ

 

p.s. 산행후 2일이 지난 오늘도 제다리는 근육통으로 범벅~

하산코스만 달리한다면 언제든 다시 가고 싶습니다. ^^

 

 

 

+ 코스 : 19.1km - 백무동->하동바위->장터목(5.8km)->천왕봉(1.7km)->장터목(1.7km)->세속대피소(3.4m)->한신계곡~백무동(6.5km)

 

+ 소요시간 : 13시간

00:00 동서울 터미널 출발

03:30 백무동 터미널 도착

04:00 산행시작 백무동

07:30 장터목 도착

08:30 장터목 출발

09:30 천왕봉 도착

10:30 장터목 도착

10:50 장터목 출발

12:45 촛대봉

13:05 세석대피소 도착

13:30 세석대피소 출발

16:00 가내소

16:30 첫나들이 폭포

17:00 하산완료

18:00 백무동발 동서울행 버스 탑승